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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주택탐구] 사람의 집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빈 집이 사회적 문제라는 뉴스가 종종 나온다. 사람이 없는 집은 위험하다. 사람이 살며 돌보지 않으면 집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낡고 허물어져간다. 생존을 위한 장소 인간은 혹독한 자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굴에서 불을 피웠고, 땅을 파고 나무를 세워 집을 만들기 시작했다. 인류는 생존을 넘어, 안락하고 살기 좋은 공간을 위한 고민과 고군분투를 계속 해왔다. 환경에 따라 집의 구성과 형태는 다양해진다. 따뜻한 지역에서는 바람이 잘 통하게 공간을 구성하고, 햇볕을 막아주기 위한 처마나 차양을 둔다. 반면 추운 지역에서는 두 겹, 세 겹으로 창을 닫아 집 안의 온기가 최대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고, 눈이 많이 오는 ..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유리의 공간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창문을 열어 바람을 들였던 여름과 가을을 지나, 겨울이 다가왔다. 창을 닫고, 유리를 통해 집으로 볕을 들인다. 유리창 가득 들어오는 볕은 겨울 낮 더욱 깊숙한 곳까지 공간을 밝히고 데워 집다운 따스함을 만들어 준다. 유리와 함께하는 생활 아침에 유리창으로 들어온 빛이 방을 밝히고 눈을 뜬다. 창을 열어 환기를 하고 집 안의 식물들을 살핀다. 집 안에서 키우는 식물들이 많아지면서, 환기뿐 아니라 빛 때문에도 창을 연다. 직광을 좋아하는 식물과 직광은 위험한 식물들이 있다. 식물을 키우기 전에는 유리창 한 겹이 실은 얼마나 많은 빛을 차단하는지 알지 못했다. 유리를 통한 빛은 간접광이 필요한 식물들 몫이고, 직광을 ..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작동하는 집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겨울이 오고 있다. 물이 얼지는 않을지, 보일러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어딘가 고장이 나지 않도록 집을 잘 살펴봐야 할 때다. 집에는 흐르는 것들과 집에 부착되어 작동하는 것들이 있다. 전기와 물이 대표적으로 흐르는 것들이고, 냉난방기와 각종 기계들은 한시도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어디 한 곳이라도 제대로 흐르지 않거나 멈추면 바로 티가 난다. 전기로 기계를 작동하여 기능하는 집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집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 중 하나는 전기다. 전기가 제대로 작동해야 집이 집으로서 작동한다. 전기가 없으면 어두워질 뿐 아니라 냉난방이 작동하지 않아 공간에 거주하는 것도 힘들어질 것이고, 냉장고의 음..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차갑고 강한 재료, 철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곧 시원한 바람이 불 테고,겨울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뜨거운 열기와 혹독한 추위를 막아주는 지금 우리의 튼튼한 집들은, 콘크리트나 나무뿐 아니라 철이 있어 가능했다. 철과 집 철은 지금의 우리에게는 친숙한 건축 재료지만, 건축 재료로 사용된 지 고작 백오십 년 정도 된 재료다. 우리가 흙이나 돌, 나무처럼 자연적인 재료로 여기는 재료에 비하면 매우 최첨단의 재료인 것이다. 건축재료로서 철의 등장 철은 선사시대부터 사용되었지만, 고대에는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더 강한 청동을 더 선호했다. 또한 철의 가공에는 고온의 열이 필요하고, 소량 생산만 가능했기 때문에 생활 전반에 사용되기는 ..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따스하고 시원한, 밝은 집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햇볕이 뜨겁다. 해가 드는 곳이 마냥 좋았던 몇 달 전과 달리 햇살이 따갑기만 한 여름이다. 이렇게 계절에 따라, 삶의 방식과 공간에 따라, 해가 드는 공간은 좋을 수도, 힘들 수도 있다. 절대적이고 필수적인 존재 인류 문명사에 태양신은 얼마나 많았을까. 가장 절대적이고 필요한 존재이면서도 때로는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무서운 존재. 해는 따스한 빛으로 우리 몸을 녹여주지만 뜨거운 빛으로 몸을 상하게도 한다. 해의 빛과 열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이제 우리는 태양의 빛과 열을 우리 주거 환경을 위해 사용할 뿐 아니라 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기도 한다. 해와 좋은 관계를 맺는 좋은 집은 빛을 잘 받아들이고, 열..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바람을 통해 숨쉬는 집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바야흐로 여름의 가운데로 들어섰다. 올해도 폭염이 예보되고 있고, 에어컨은 이제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로 무장한 지금 우리의 집은 정말 청정하고 쾌적한 공간일까. 환기는 중요하다. 환기는 말 그대로 공기를 교환하는 것이다. 실내의 공기를 바깥으로 내보내고, 바깥의 공기를 들이는 것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창문을 여는 것이 두려워지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환기는 중요하다. 인류는 개폐 가능한 창을 만들기 위해 몇 백 년, 몇 천 년을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환기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과거에는 건축물 자체가 기밀하지 않아 문을 닫아두어도 늘 공기의 흐름이 존재했다. 게다가 과거 체감 가능한 오염..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튼튼한 집, 콘크리트 집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회색 도시, 콘크리트 숲 등의 표현은 흔히 쓰인다. 그만큼 익숙한 게 콘크리트 집이지만, 그런 표현들은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인위적인 풍경들을 지칭하는 부정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콘크리트 역시 땅에서 난 재료로 만든 것이고, 콘크리트 없이 우리의 도시가 유지되기는 힘들다. 땅에서 나온 재료, 시멘트 콘크리트는 자갈이나 모래와 같은 골재를 시멘트를 이용하여 굳힌 것을 말한다. 우리는 시멘트라 하면 석회 등으로 만들어진 것을 바로 떠올리지만, 물 등의 액체로 반죽했을 때 단단히 굳어져 접착제의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을 시멘트로 정의한다. 콘크리트와 시멘트는 현대 건축물 고유의 것이라는 막연한 느낌이 있지만, 실제로는 ..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벽돌과 집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아기돼지 삼 형제의 막내는 벽돌로 집을 지어 바람과 적을 막아낸다. 벽돌집은 오래도록 우리에게 그렇게 튼튼한 집이었다. 편안하고 익숙한 재료, 벽돌이다. 오래된 익숙함, 벽돌 벽돌은 기본적으로 점토 등을 일정한 크기로 만들어 건조하거나 구워 만든 건축재료를 말한다. 성경에서도 바벨탑의 재료로 서술될 정도로 오래된 건축 재료로, 쌓아서 건물을 만든다. 돌보다는 가볍고 작아 가공과 시공이 쉽고 나무보다는 튼튼한 데다 원자재는 흙이라 구하기 쉽다. 게다가 다른 재료들보다 물이나 흙, 바람을 막아내는 데 강하다. 하지만 자연 상태의 재료를 한 번 더 가공해야하는만큼, 고급 자재였으므로 민가에까지 두루 사용된 것은 역사에 비..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가장 익숙한 재료, 나무와 집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맨손으로 며칠이나마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TV “정글의 법칙” 출연자들은 당연하게도 나무로 집을 짓는다. 우리 한옥은 목조주택이었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나무는 가장 대중적인 집의 재료다. 나무로 짓는 집 나무로 짓는 집은 인류에게 익숙하다. 무거운 바위나, 다른 공정을 거쳐야 하는 흙보다 나무는 간단하게 집을 지을 수 있는 재료였다. 동굴을 벗어나 직접 구축했던 초기의 집은 기둥을 세우고, 기둥과 기둥 사이에 보를 걸어 바닥을 얹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높은 나무들로 만든 기둥들의 위쪽에 지붕을 얹어주면 일단 땅으로부터 올라오는 습기와 해충, 비와 밤이슬은 피할 수 있었고, 벽까지 만들어주면 바람도 ..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집은 흙으로, 땅 위에 짓는다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3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땅이 녹고 여기저기서 푸릇한 신록이 올라오는 계절이다. 겨우내 얼어있던 땅이 녹으면 식물과 가까이 사는 이들은 분주해진다. 1월보다 더 한 해의 시작에 더 어울리는 계절, 봄이 온다. 땅과 흙, 그리고 인간 인간은 땅 위에서 살아간다. 인류는 태초부터 땅이 주는 재료로 먹고, 짓고, 만들어 살았다. 그리스 신화의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땅은 인류의 근원이자 어머니로 형상화되어 왔다. 땅과 흙은 어느 시대, 어느 대륙의 누구에게나 특별한 의미였지만, 원시시대부터 농경을 해왔던 우리 민족에게는 더욱 각별하다. 흙을 일구고, 식물을 키우고, 흙을 이겨 지은 집에서 살아온 농경민족에게 ..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집과 물, 잘 쓰고 잘 버리고 잘 막아내는 집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물은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며, 늘 우리 주변에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고 있다. 깨끗한 물을 확보하고, 사용하고, 버리는 것은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다. 물을 찾아 터를 잡다. 인류는 일찍부터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에서 생활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곳에 정착한 인류는 농경생활을 시작했고, 문명을 발전시켰다. 인류 문명 발상지는 모두 큰 강 유역이며, 삼국시대의 역사는 한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의 역사였다. 물은 마시고, 씻고, 농사를 짓기 위해 필요했으나 자연의 것이었므로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통제와 사용은 쉽지 않았다. 또한 물로 인해 홍수나 가뭄 등..
2020.12.04 -
[건축가의 주택탐구] 집과 불, 집의 시작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9년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불이 있는 공간이 사랑스러운 계절이다. 오늘도 출근하자마자 난로에 불을 피우고, 냄비를 과일과 각종 향신료들을 넣은 와인으로 채워 올려두었다. 와인과 계피향이 공간을 그득 채우고, 난로 주변은 포근하다. 온풍기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따스함이다. 불의 종족, 인류 인류가 불을 사용한 것은 대략 142만 년 전으로 추정된다. 불을 통해 인류는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생활을 하게 된다. 불이라는 강력한 에너지를 취하면서, 인류는 온기와 조명을 만들어 얻게 되었다. 이에 따라 열대지역을 떠날 수 있게 되어 거주 영역이 확장되었고, 밤에도 활동할 수 있으니 활동 시간도 확대되었다. 또한 불을 조리에 사용하게 되면서 조금 더 건..
2020.12.04 -
[건축가의 집 이야기] 경계를 짓고 넘다, 문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문은 벽이되 벽이 아니다. 애초부터 열리는 것을 전제하여 만들어진 것이며, 우리가 하루에 수십 번 만지고 작동시킨다. 이쪽과 저쪽을 분리하되 연결하는 아주 독특한 장치다 보니 여러 가지 의미로도 많이 사용된다. 경계, 문의 의미 사전에서 문은 드나들거나 물건을 넣었다 꺼냈다 하기 위해 틔워놓은 곳, 또는 거쳐야 할 관문이나 고비라고 정의된다. 또한 건축적 장치라는 본의와 함께 은유적 의미도 사전에 나와 있다. 우리 문화에서 문은 매우 특별하다. 대문의 상징성이 이토록 중한 문화는 다른 문화에서는 찾기 쉽지 않다. 신도시들에서는 지구단위계획으로 담장에 대해 제한을 하고 있어 대문이 없는 주택도 많고, 대학이나 관공서..
2020.12.04 -
[건축가의 집 이야기] 추위를 극복하기 위한 분투의 결과물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집을 데우는 방법, 난방] 오래전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동굴로 들어갔다. 불을 피워 어둠과 추위를 물리치고, 밤에 다가오는 짐승들도 막아냈을 것이다. 이후 집을 짓게 되었지만, 집 안에서 안전하게 불을 피우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이제 우리는 웬만해선 침범키 어려운 튼튼한 집 안에서 보일러 버튼을 눌러 간단히 온기를 만들어낸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언제 그리 뜨거웠나 싶게 겨울이다. 사계절은 우리에게 풍부한 풍경과 먹거리를 주지만, 연교차가 60도에 육박하는 가혹한 환경에서 쾌적하게 살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이제 난방의 계절이다. 추위를 피해 온기를 만들어내다. 동굴을 벗어난 사람들은 집..
2020.12.04 -
[건축가의 집 이야기] 집의 인상을 결정하는 외장재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동네의 어떤 집을 말할 때 우리는 벽돌집, 하얀집, 파란집이라 부르지, 철근콘크리트 집이라거나 목조주택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집의 뼈대와 설비는 집을 작동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것들이지만, 집의 외장재는 집의 인상을 결정짓는, 집에서 가장 잘 보이는 요소이다. 그간 집의 구조방식과 다양한 공간들, 집을 집답게 작동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집을 볼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집의 껍질, 외장재다. 생각보다 중요한 집의 껍데기 껍질, 껍데기라 하면 우리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알맹이보다 중요치 않은 것으로, 그저 꾸미기 위한 치장으로 여긴다. 하지만 집의 껍질로서의..
2020.12.04 -
[건축가의 집 이야기] 빛과 바람의 통로, 창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집의 많은 부분이 은유적으로, 시적으로 사용되지만, 그중에 창만 한 게 있을까 싶다. 창은 밖을 바라보고, 안을 내보이고, 바람과 사람을 통하게 하는, 이곳과 저곳을 잇지만, 문보다는 조금 덜 직접적인 어떤 것이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여름에도 미세먼지 때문에, 그리고 집 안 에어컨의 냉기를 잃지 않으려 창을 잘 열지 않는다. 그러나 창은 집에 꼭 필요하고, 공간을 살아 숨 쉬게 하는 필수 요소다. 창 이야기 사전적으로 창은 공기나 빛, 소리가 들어오거나 들어오지 못 하도록 벽에 만든 구조물을 말한다. 서양에서는 문과 창은 항상 분리되어 지칭되었지만, 우리에게는 창문이..
2020.12.04 -
[건축가의 집 이야기] 들판과 계곡이 집으로 들어오다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화장실이 집 안으로 들어온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들판과 계곡, 도시의 골목길, 마당, 정원 등, 화장실에 대한 공공의 약속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세상 모든 곳이 화장실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화장실은 가장 오롯한 나만의 장소, 누군가에게는 가장 편안한 곳이다. 망토로 시작된 화장실 시대와 사회에 따라 공동이 공유하고 있는 수치심의 범위는 달라진다. 중세 서양에서 다른 이들이 보거나 말거나 배변을 했던 것은 공간이 분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에 대한 수치심이 지금과 달랐기 때문이다. 유럽의 15~16세기 철학자 에라스무스의 「소년들의 예절론」에서는 소변이나 대변을 보고 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
2020.12.04 -
[건축가의 집 이야기] 집의 가장 작은 단위, 벽과 방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벽을 세워 만드는 방은 집이라는 건축물의 가장 작은 단위이다. 벽을 어떻게 세울지 결정하고, 벽의 촉감과 색을 정하고, 방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집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이다. 건축의 가장 작은 단위, 벽 벽은 우리가 경계를 설정할 때 가장 먼저 세우는, 가장 기초적인 구조체다. 집의 벽체는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고, 성곽은 도시의 안팎을 구분하며, 장벽은 이쪽과 저쪽을 구분한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The Wall’은 외부의 침입을 막고 벽 안의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스케일은 다르지만, 집의 외벽 역시 같은 기능을 한다. 집안에 세워지는 벽들은 공간을 구분한다. 이쪽과 저쪽 방은 같은 ..
2020.12.04 -
[건축가의 집 이야기] 주택의 로망, 가능할까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우리의 드림하우스에는 다락이 있고, 마당이 있다. 영화를 보거나 당구를 칠 수 있는 지하실을 꿈꾸는 이도 있고, 미국 드라마에 늘 나오는 번듯한 차고를 꿈꾸기도 한다. 이러한 주택의 로망들, 얼마나 실현 가능한 것일까. 주택의 보너스 트랙, 다락 국어사전에서 다락은 “주로 부엌 위에 이 층처럼 만들어서 물건을 넣어 두는 곳”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 전통 주택에서는 부엌에서 취사를 위해 사용하는 아궁이가 온돌과 연결되어 있다 보니 부엌의 바닥은 다른 공간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상부에 공간이 남았고, 부엌에 필요한 수납공간을 다락으로 해결한 것이다. 이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뻐꾸기 창이 있는 ..
2020.12.04 -
[건축가의 집 이야기] 바람과 하늘, 땅을 만나는 집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이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가장 좋은 계절, 5월이다.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고, 화단에 심어둔 꽃은 만개했고, 이른 봄 텃밭에 심어둔 채소들도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저녁나절 온 가족이 모여 고기를 구워 먹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단독주택에 사는 이유, 마당 귀촌을 하든, 도심에 살든, 단독주택에 살기로 결심하는 이유 중 빠질 수 없는 것은 우리 가족만의 마당이다. 하지만 정작 마당에 대해 깊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신축을 위한 첫 만남을 할 때, 방의 크기와 개수, 거실과 주방, 수납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이야기하지만, 마당에 대해서는 그저 바비큐와 텃밭 정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
2020.12.04 -
[건축가의 집 이야기] 집 안의 작은 우주, 주방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집을 집답게 만드는 것은 집의 온기가 아닐까. 주방에서 스며 나오는 따뜻한 느낌, 음식 냄새, 노란 조명 같은 것들은 우리가 따뜻한 집을 생각할 때 가장 흔히 떠올리는 장면 중 하나다. 집을 집답게 만드는 공간, 의식주 중 식과 주가 하나 되는 공간, 주방이다. 불의 공간, 집의 시작 인류가 불을 피우기 시작하고, 불 옆에서 먹고 자게 되면서 불을 중심으로 한 공간은 집으로 발전되었다. 최초 구석기 집터를 보면 화덕이 공간의 중앙에 위치하며, 게르 등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서구에서는 19세기 이전까지 벽난로로 난방뿐 아니라 취사도 하였고, 불의 공간은 곧 가족의 중심 생활공간이었다. 이후 벽난로는 가스와..
2020.12.03 -
[건축가의 집 이야기] 옛집에 새 삶 담기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3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집을 고쳐 쓰는 것은 새로 짓는 것보다 어렵고, 비용도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다. 따라서 많이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옛것을 새로 고쳐 그 안에 새로운 이야기와 삶을 담아내는 것은 그 자체로도 꽤 괜찮은 일이다. 슬금슬금 봄이 다가온다. 3월은 공사가 가장 많이 시작되는 달이다. 겨우내 고민하고 생각했던 결과물을 현실로 만들기에 3월은 여러모로 좋다. 신축공사의 경우 3월에 시작하면 너무 더운 여름이 오기 전에 골조 공사를 끝낼 수 있고, 한여름 비지땀을 덜 흘리려면 리모델링 공사도 봄에 시작해 끝내는 것이 좋다. 집, 고쳐 쓸까, 새로 지을까 예전에는 너무 흔하거나 값싸다고 주목받지 못하던 적벽돌 집이나 시..
2020.12.03 -
[건축가의 집 이야기] 우리 집에 알맞은 구조방식 정하기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건축은 기본적으로 중력에 반하여 무언가를 세우는 행위이고, 어떻게 세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인간이 집을 만들기 시작한 이래로 계속되어 왔다. 그 방식에 대한 고민의 결과가 지금의 다양한 건축 구조 방식이다. 지난 12월은 너무 추웠다. 겨울에는 추운 것이 당연하지만, 지난 12월은 해도 너무했다.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강 물이 얼어붙은 12월이었다 하니, 이제 추위의 때도 경험치로 가늠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날씨가 갑자기 많이 추워지거나 더워질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일기예보를 확인한다. 건축 공사에는 물이 쓰이는 공정이 많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콘크리트 골조 공사인데, 대체로..
2020.12.03 -
[건축가의 집 이야기] 당신은 틀리지 않다
이 글은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전원생활 2018년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집을 지어야지 마음을 먹고 나면 보통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인터넷 검색이나 서점에서 책을 찾아보는 것이다. 인터넷에는 멋진 사진이 넘쳐나고, 서점에는 집 짓는 데 얼마 든다는 책부터 닮고 싶은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까지 관련 책들이 많기도 하다. 인터넷이나 책에서 본 사진들은 깔끔하고 단정하다. 가구는 집에 꼭 맞춘 듯하고, 너저분한 짐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책들은 흔히 '미니멀 라이프'라고 하는, 단정하고 소박한 삶을 예찬한다. 그러다 문득 집을 돌아본다. 우리 집에는 내가 눈을 두는 곳곳마다 짐들이 박혀 있다. 식탁 위에는 싱크대에 미처 다 올려두지 못한 가전제품들이 있고, 과일도 과자도 널려 있다. 베란다에는..
2020.12.03 -
모닝와이드 - 데 스틸(De Stijl)
2020.05.25 SBS 모닝와이드에 제주를 담은 그림같은 집 '제주 상가주택 데 스틸'이 소개되었습니다.
2020.08.26 -
전원속의 내집 - 데 스틸
2020.6월 전원속의 내집 6월호 오프라인 잡지 및 온라인 미디어에 '제주상가주택 데스틸' 이 소개되었습니다.
2020.08.26 -
Brique - 데 스틸 상가주택
2020.05 디자인랩소소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한 제주 상가주택 '데 스틸'이 브리크 매거진에 게재되었습니다.
2020.08.26 -
Daum - 데 스틸(De Stijl)
디자인랩소소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한 제주 상가주택 '데 스틸'이 Daum 메인페이지에 게재되었습니다.
2020.08.26 -
아키데일리 - 데 스틸
2020.05 아키데일리 (archdaily)에 데스틸 상가주택 'Whale Island Cafe House'가 소개되었습니다.
2020.08.26 -
팟캐스트 이타미준의 바다 공개방송
2019.08.10 '팟캐스트 안알남'에서 진행한 영화 '이타미준의 바다' CGV 공개방송에 출연했습니다. 팟캐스트 들으러 가기 www.podbbang.com/ch/11373?e=23142706 149. [영화] '이타미준의 바다'에 '이타미 준'이 없는 이 기분은... feat. 장서윤 소장님 8월 15일 개봉할 다큐멘터리 '이타미준의 바다'를 감상하고 얘기를 나누었던 8월10일 삼청동 '과수원' 실황입니다. 전주 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CGV 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에 빛나는 지금 가장 www.podbbang.com
2020.08.26